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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 데몬슬레이어 / 대학교 소개

 어느 한가로운 봄날이었다. 와인빛 머리가 단연 돋보이는 한 교수가 신입생들 사이에 나타났다. 아직 교수님의 원래 이름은 아무도 모르지만, 창백한 피부,빨간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그 교수님을 일명 데몬슬레이어 교수님이라고 불렀다. 물론,신입생들은 처음 보는 사람이 나타나자 웅성 거렸지만 말이다.


"모두들,반갑습니다.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앞으로 학기 중 당신들과 몇 번 마주치게 될 데몬슬레이어 교수라고 합니다."


데몬슬레이어는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끝마치고 신입생들의 첫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한 강의실로 향하였다.
마침 그 강의실은 비어있다고 연락을 받은터라,데몬슬레이어는 별일 없는줄 알고 그대로 강의실로 향하였다.
마침내 강의실 앞으로 다다랐을때,한 학생이 말하였다.


"교수님,어디서 이상한 소리 안들리나요?"

".....전혀 안들립니다만?"


데몬슬레이어는 그저 그 학생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 생각하였고,아무 생각없이 강의실 문을 활짝 열었다.
문을 연 그 순간,갑자기 듣기 불편하고 시끄러운,마치 돼지 멱따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으윽?!"


데몬슬레이어는 황급히 문을닫고 귀를 진정시켰다.
잠시 후,그 노래가 끝나고 나서 다시 문을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알파 교수와 베타 교수가 있었다.


"......?"

"아.데몬 교수님,좋은 오후입니다."

"하하...네...정말 좋은 오후군요."

 

데몬은 차올라오는 말 들을 겨우 목 뒤로 삼키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여긴 신입생들 오리엔테이션이 잡혀있습니다만,두 분은 여기서 뭐하셨습니까?"

"아,마땅히 노래 연습할만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강의는 어쩌셨나요?"

"그거라면 걱정마세요."


그렇게 알파와 베타 교수는 자신들의 노래로 신입생들과 데몬의 귓속을 흔들어 놓은 뒤,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홀연히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데몬슬레이어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이내 신입생들을 보고는 들어오라고 손짓하였다.
그렇게 2시간 가량이나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그래서......다들 졸리신가 보군요."

 

데몬슬레이어는 무려 2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학생들은 모두 졸고 있었다.

 

"아,미안합니다.슬슬 오리엔테이션도 끝나가니,조금만 참고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기나 긴 오리엔테이션이 끝난뒤,데몬슬레이어가 말하였다.

 

"이상입니다.혹시 남아서 학교 소개를 받고 싶은 학생분들은 잠시 이곳에서 대기하여 주시고,나머지는 이만 집에 가시면 되겠습니다.
'......학교소개라니,요즘에 그런거 잘 안하지 않나?"


신입생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하였다.
하지만,이내 한결 같이 어렸을때 학교 소개를 받던것이 생각나 몇명은 아까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던 강의실에 남았다.
잠시 후,데몬슬레이어는 한 5명의 학생들이 남아 있는것을 보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쪽입니다.따라오시죠."


데몬슬레이어는 먼저 전사과를 소개시켜주려고 전사과 강의실 쪽으로 걸어나갔다.
강의실 근처까지 오자,무언가가 넘어지는 소리,기합소리등 잡 소리들이 굉장히 많이 들려왔다.
데몬슬레이어가 강의실 문을 열자,상황이 말도 아니었다.


"야,탕수육은 찍먹이라고,어떻게 부어먹을 수가 있어?"

"....뭘 모르나 본데,탕수육은 부먹이야.누가 소심하게 하나하나씩 찍어먹어?"

"........."


주먹펴고 일어서 교수님은 아무말도 않으시더니,이내 싸우는 두 학생을 보고 소리쳤다.


"뭘 그거 가지고 싸우는건가?차라리 탕수육을 2개 시켜서 하나는 부어먹고 하나는 찍어먹으면 되는것 아닌건가!"


데몬슬레이어는 조용히 강의실 문을 닫고 말했다.


"전사과는 부서지는 물건들이 많아서 예산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면 왜 전사과를 가나요?"

"전사과 수업을 듣게되면,다크나이트,히어로,팔라딘으로 직업을 가지기 쉽습니다.거의 꿈이 그쪽일겁니다."

"하지만....."

"무서워 보일수도 있겠지만,사실 정이 많은 사람들입니다.걱정 마시길.이만 다른곳으로 가볼까요?"


이번에 데몬슬레이어는 마법사과로 가려하였다.
그런데,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야!내 오브 어디다가 감췄어?!"

"내가 그걸 왜 말해?"

"그거 내일까지 제출 안하면 F받는다고!"

"그건 우리 사정도 마찬가지거든?"


그것을 보고 있던 데몬슬레이어는 한숨을 내쉬었다.
학생들은 데몬슬레이어에게 물었다.

 

"......왜그러는 건가요?"

"아,저기 두 학생은 루미너스과와 팬텀과인가 봅니다."

".....그런데 왜요?"

"저기 두 과는 늘 오브 때문에 싸웁니다."


학생들은 잠시 수군거렸다.


"오브라면....."

"왜,그거 있잖아,루미너스 학과에서 만드는 빛나는 구슬같은거."

"그럼 그거는 왜 훔치는건데?"

"학점 때문입니다.루미너스과는 오브를 만들어와야하고,팬텀과는 오브를 훔쳐 가져와야 하는것입니다."

"왜 훔쳐오는건데요?"

"그거야.....그 학과 교수님들이 사이가 너무 안좋습니다.기물파손도 꽤나 많았고,수업도 진행 안될때 많습니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설명하다보니,마법사과 강의실에 도착하였다.
마법사과 학생들은 전사과와 달리 굉장히 조용하였다.
하인즈 교수님도,학생들도 굉장히 조용한 것처럼 보였다.


"......여긴 굉장히 조용하네요?"

"마법사과는 대체로 조용한 편입니다.이 학과를 전공하면,아크메이지(불,독)이나 아크메이지(썬,콜),그리고 비숍이 직업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비숍이라면.....돈 많이 번다던데..."

"....개인차가 좀 있는 직업입니다."


데몬슬레이어는 도적과 강의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한 학생이 이상한 소리를 들은 듯 멈춰섰다.


"교수님,또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이번에도 제로학과 교수님들은 아니겠지....?"

"지금은 제로학과 수업이 있는 시간이라 그럴일은 없을겁니다."


데몬슬레이어는 조심스레 소리가 들리는 강의실 문을 열었다.
그러자,믿기 어려운 상황이 보였다.
데몬슬레이어는 꽤나 놀란듯 말을 하였다.


"지그문트 교수님....?그리고 나인하트 교수님....둘이...."

"아,아...데몬슬레이어 교수님....이건....그...."

"데몬슬레이어 교수님,이건 비밀로 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실례했습니다...!"


데몬슬레이어는 도망치듯이 강의실을 뛰쳐나왔다.
학생들이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았지만,데몬슬레이어는 별 거 없었다고 말하였다.
그렇게,도적과 강의실에 도착했다.
도적과는 그렇게 시끄럽지도,조용하지도 않았다.
도적과 학생들은 한창 단칼과 표창을 던지는 연습이 한창이었다.


"아,여기는 도적과 강의실입니다."

"그러고 보니 너 여기 전공한다하지 않았어?"

"만약 도적과를 전공하실거면,저기 계시는 다크로드 교수님을 만나보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하지만 도적과 말고....다른게 하나 있다고 들었어요."

"듀얼 블레이드과 말인가요?그건....설희 교수님을 만나보시는게 좋을겁니다."

"듀얼 블레이드과 강의실은 어디인가요?"

"바로 앞 강의실입니다."


그 학생은 위치를 듣자마자 그쪽 방향으로 즉시 뛰어갔다.
데몬슬레이어는 살짝 웃은뒤,이번에는 궁수과 강의실쪽으로 향하였다.
한창 궁수과 강의실 쪽으로 걸어가는데,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다.


".......?!"

"물 더넣어!"

"교수님,설탕도 넣을까요?"

"좋지!"

"교수님,여기 파프리카가 있는데..."

"큼지막하게 잘라서 넣어!"


데몬슬레이어와 학생들은 빨리 타는 냄새가 나는쪽으로 뛰어갔다.
그곳에는,메르세데스 교수와 메르세데스 학과 학생들이 전혀 요리 같지도 않은 요리를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었다.
데몬슬레이어는 살짝 몸을 떤 후,신속히 학생들을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굉장했었어....."

"교수님,저 교수님은...."

"메르세데스 학과의 메르세데스 교수님입니다."

"....분명 타는 냄새였는데...."

"분명 저 요리들은 아란과나 에반과,은월과,팬텀과와 루미너스과,그리고 프리드과로 가겠군요,"


그렇게 정신없이 궁수과 강의실로 도착하였다.
헬레나 교수의 지휘 아래,매가 날아다니고,화살도 날아다녔다.
한 학생의 눈이 반짝이는 듯 하였다.


"여기는 궁수과입니다.별로 이쪽으로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이 없습니다만....헬레나 교수님이 영향력이 큰 교수님인지라 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걱정마세요,애 궁수과 쪽으로 전공할거래요."


그 말을 들은 헬레나 교수가 눈을 반짝이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궁수과를 전공하실건가요...?"

"네.....?네....."

"잘 오셨어요...!데몬 교수님,이 학생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그러십시오."


헬레나는 평소의 그녀답지않게 그 학생을 데리고 갔다.
데몬슬레이어는 그녀의 의외의 모습에 꽤나 놀라며 해적과 강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걸어가던 도중,한 학생이 질문해왔다.


"저기...교수님은 어느 학과에서 수업을 하세요?"

"아,저는 데몬 어벤져 교수와 함께 데몬학과에서 수업을 합니다."

".....취업이 어려워졌다는 그 학과 말인가요?"

"....슬프지만,이제는 그것이 현실입니다.하지만,학생들은 줄진 않습니다."

"........"


데몬슬레이어는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해적과 강의실에 도착하였다.
강의실에 들어가기도 전에,커다란 폭탄 소리가 들렸다.


".....교수님,테러라도 난건가요?"

"아닙니다.원래 해적학과가 하는 강의의 일부입니다.여긴 카이린 교수님이 강의를 맡고 계십니다."

"....꽤나 놀라는 일이 많겠네요."


해적학과 강의실을 둘러보던중,왠 원숭이 한마리가 한 학생에게 다가왔다.
학생은 약간 놀라면서도 즐거워보이는 표정이었다.


"아,미안해!원숭이 사육장을 청소하다가 탈출한것 같아!"

"괜찮아요....!"

"보아하니 원숭이가 널 좋아하는듯 한데,데몬 교수님,이 학생을 잠시 데려가도 될까요?"

"네,그렇게 하십시오."


그렇게 한 학생이 또 일행에서 빠진뒤,데몬슬레이어는 설명을 하였다.


"여기까지가 기본으로 배우는 것들을 가르치는 학과입니다.이 외에도 레지스탕스 강의실 건물이나 시그너스 강의실 건물쪽에도 다양한 학과들이 많습니다."

"데몬학과는 어디에 있는데요?"

"데몬학과는 레지스탕스 건물쪽에 있습니다.또한,군단장 대학교의 학생들도 종종 이곳에 들리기도 하죠."

"그 학생들은 왜 오는 건기요?"

"군단장 대학교와 연합대학교는 자매결연 사이의 대학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데몬슬레이어는 문뜩 시계를 보곤 놀랐다.

"저런,제가 강의할 시간이 거의 다 되었군요.더 늦으면 어벤져가 난리를 칠게 분명하니,학교소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다들,즐거운 학교생활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데몬슬레이어 교수는 데몬학과 강의실 쪽으로 뛰어갔다. 학생들은 생각하였을것이다. 앞으로,이 대학교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날것이라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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